UX 리서처로의 시작과 성장: UX 리서치 파트너 이야기

박서현 · 토스코어 UX Research Partner
2024년 2월 15일

저희는 지난 8월, 유저 리서치팀에 처음으로 생긴 포지션인 UX Research Partner로 입사했어요. 어느덧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유저 리서치팀에 온보딩했던 3개월과 온보딩 후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들려드릴게요.

UX 리서치 파트너가 무엇인가요?

토스의 신입 리서처로서 다양한 제품의 사용성 테스트를 직접 진행하며 제품의 문제를 발굴하고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과정에 기여해요.

UX 리서처, 어떻게 꿈꾸게 되었나요?

상연: 졸업작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유저의 경험에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리서치를 했었어요.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데스크리서치를 통해 가설을 세웠는데, 유저를 만나보니 저희 생각과 다른 니즈와 페인포인트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리서치를 통해 알지 못했던 유저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어요. 유저를 직접 만나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UX리서치 단계가 프로젝트 결과에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 역할을 수행하는 UX 리서처로의 성장을 꿈꾸게 되었어요.

서현: 토스에 합류하기 전, IT 스타트업에서 UX 디자이너로 일하며 리서치 실무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지게 되었어요. 당시 빠른 성장에 중점을 두었던 회사에서는 디자이너로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거나 데이터적인 지표를 참고하며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었어요. 그렇다보니 팀원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사용성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도 한계를 느꼈어요. 자연스럽게 유저를 직접 만나 페인 포인트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도출하는 UX 리서처를 꿈꾸게 되었어요.

UX 리서치 파트너는 온보딩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나요?

처음 입사했을 때, 학부에서 배운 아카데믹한 리서치 이론으로는 경력이 많은 리서처분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어요. 유저를 실제로 만나서 본격적인 업무를 하는 데에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토스 유저 리서치팀에는 리서치 실무 경험이 없는 파트너도 빠르게 리서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요. 다양한 리서치 방법론 등 이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리서처분들께서 여러 도메인에서 다양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서치 자료와 스크립트 분석을 통해 전반적인 UT설계와 모더레이팅에 대한 감을 익혀나가며 토스에서 리서치 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갔어요. 그리고 실무와 유사한 환경에서 직접 유저를 만나 태스크를 검증하는 실습을 통해 유저와 대화하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유저를 만났을 때 어땠나요?

상연: 리서치팀에 합류해 가장 먼저 활용했던 리서치 방법론은 ‘Usability Test’, 즉 UT였는데요. UT를 통해 유저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해 사용성 이슈를 발견하고 개선 방향성을 공유드렸어요.

저는 유저와 만나기 전에 리서처분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며 혼자 모더레이팅 연습도 해보고, 내부 팀원분들을 대상으로 파일럿 UT도 진행 했었어요. 그러나 실제 유저와의 인터뷰는 연습과는 달랐어요. 처음 실제 유저를 만나 UT를 진행했을 때 너무 긴장해서 말도 더듬고 미리 준비한 스크립트만 읽었어요. 그리고 태스크를 설계할 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유저의 응답과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는 바람에 검증해야 하는 부분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고 첫 UT를 마무리 했었죠.

그래서 저는 제가 진행한 UT 영상을 보며 셀프 복기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리서처분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어요. 그리고 ‘실제 유저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기’, ‘태스크를 설계할 때 검증하고자 했던 것을 모두 관찰했는지 확인하기’ 등에 집중하며 UT를 진행하고 복기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하나씩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그러다보니 스크립트만 읽던 제가 유저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예상하지 못한 유저의 대답에도 당황하지 않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질문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저 준비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 유저의 경험에 맞게 ‘해야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늘어갔던 것 같아요.

이후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태스크 설계, 모더레이팅, 인사이트의 발견과 공유 등 단계적으로 실무 프로세스를 경험했어요. 그 결과 짧은 시간 내에 토스에서 리서치하는 방식에 익숙해지며 주도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팀 내에 다른 리서처분들의 아낌없는 실무적인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기존의 리서치 실무 경험 없이도 토스에서 리서치 업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으로 리서치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서현: 저는 사실 리서치 업무 중에서 UT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어요. 유저를 만나면 처음에 검증하려고 했던 가설을 넘어서 다양한 사용성 이슈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다양한 이슈들의 중요도를 구별하는 게 어려워서 원래 확인하려고 했던 가설의 논점에서 벗어난 결과를 정리하는 실수를 많이 했었어요.

저는 결과 정리에 대한 어려움은 다른 리서처분들의 많은 도움으로 극복했어요. 기존에 다른 리서처분들께서 리서치 인사이트를 정리하는 방식도 많이 참고해서 어떤 포인트가 중요한지를 스스로 연구해보았어요. 예를 들어 한 리서처분께서는 검증하려고 했던 부분에 대해 유저별로 관찰한 점을 표로 정리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계셨고, 다른 리서처분들께서는 초등학생이 읽어도 이해하기 쉬운 표현과 간결한 문장을 쓰는 방향으로 결과를 정리하고 계셨어요. 이렇게 리서처분들의 다양한 정리 방식을 직접 적용해보며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찾아갔어요.

그리고 정리한 결과에 대해 피드백도 많이 받았는데요, 특히 ‘내가 왜 이 UT를 하려고 하는지,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보라는 조언이 굉장히 도움이 되었어요. 지금도 해당 UT에서 가장 포커스해야 하는 이슈와 참고할 수 있는 이슈는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인사이트를 정리하고 있어요.

온보딩 이후, 지금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나요?

요즘엔 어떤 유저들을 만나고 있나요?

온보딩 프로그램에서 일반 유저와 만나 UT를 진행했다면, 현재는 일반 유저뿐만 아니라 시니어, 틴즈, 시각장애인 등 목적에 맞게 다양한 유저들을 만나 UT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유저들을 만나며 저희는 유저 특성에 맞게 모더레이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발견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상연: 만 50세 이상의 유저들의 전반적인 공동구매 과정의 사용성 점검을 진행하면서 처음 시니어 유저를 만나게 되었어요. 일반적으로 UT를 진행할 때 유저의 자연스러운 사용성을 살펴보기 위해 태스크 수행에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해주는데요. 예를 들어 유저의 구매과정에서의 사용성을 점검하기 위해 슬리퍼를 구매하려는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실제 사용하는 것처럼 보여달라고 하는 거죠.

그런데 시니어 유저는 가상의 상황에 몰입하는 걸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시니어 유저에게는 ‘배송지를 다른 주소로 수정하려고해요’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 상품을 지인에게 배송되게 하고 싶어서 배송지를 수정하려고 해요’와 같이 일반적인 상황보다는 실제 있을 수 있는 상황을 제시했어요. 그 결과 시니어 유저들이 좀 더 쉽게 몰입하는 경향을 보였고, 덕분에 저도 유저의 사용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어요.

또한 시니어 유저들을 만나보면 대체로 태스크를 진행할 때 행동에 대한 지시를 따르지 않으시거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 조언이나 다른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그런 경우에 설계한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서 ‘아직 누르진 말아주시고 이 화면은 어떻게 이해되시나요?”, “제가 좀 더 살펴보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요.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와 같이 유저의 행동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태스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서현: 토스의 청소년들의 금융 생활을 담당하는 제품의 사용성을 검증하기 위한 UT를 진행하며 처음으로 *유스 유저들을 만났어요. 사실 저는 그 전까지는 UT를 할 때 제가 준비한 태스크와 가설을 잘 검증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인터뷰에서의 아이스브레이킹과 라포 형성의 중요성에 대해서 크게 공감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유스들을 대상으로 UT를 해보니 생각보다 긴장을 하는 유저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대면으로 하는 인터뷰의 경우 낯선 사람들과 혼자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유스들에게는 충분히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유스들이 긴장을 풀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때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 때부터 유저 개개인과 얼마나 라포를 쌓았는지에 따라 이끌어낼 수 있는 대답의 양이 절대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죠. 그 후에는 저만의 다양한 방법으로 유저들과 아이스브레이킹하며 UT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틴즈들에게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떤 색상의 유스카드가 가장 인기가 많은지’ 묻거나, 일반 유저들에게 ‘이전에 인터뷰를 해본 경험이 있는지’ 묻는 등 특히 스크립트에 준비하지 않은 질문들을 던졌을 때 서로가 긴장을 풀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느껴졌어요.

*유스: 만 14세 미만의 토스 유저들

리서치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요?

토스에서 리서치 업무를 시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먼저 서비스 출시 전에 사용성을 미리 확인하고 개선하고 싶거나, 이미 출시한 서비스의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성을 개선하려는 경우 저희 유저 리서치팀에 찾아오시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직접 리서치 아젠다를 발굴해서 해당 팀에게 전반적인 사용성을 점검의 필요성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하기도 해요.

그럴 때면 특정 팀에서 개선 또는 달성하고자하는 목표를 미리 찾아보고 현재의 사용성에 대해 스스로 가설을 세워봐요. 그리고 해당 팀원들과의 미팅을 통해 팀의 현황과 지표를 참고하여 서로가 가진 아젠다들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가설을 더 확장시켜요. 이를 검증하기 위해 대면, 비대면 그리고 무인 UT 등 목적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리서치를 설계하고 수행해요.

리서치를 먼저 제안드릴 때마다 많은 팀원분들이 흔쾌히 받아들여주시는데, 매끄러운 UX를 자랑하는 토스답게 유저가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꾸준한 리서치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있기에 이렇게 다양한 리서치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팀원분들이 적극적으로 UT에 함께 참관해주시는 경우, 중간중간 UT에서 발견한 인사이트를 어떻게 제품에 녹일 수 있을지 즉각적으로 서로의 의견을 나누기도 해요. 팀원분들과 소통하며 UT를 진행하다보면 결과를 정리할 때에도 해당 팀에 더 큰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는 방향성을 함께 바라보며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사실 리서치에 대한 결과를 공유드리고 나서 인사이트가 해당 제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는 추적하기 어려울 때기 많은데요. 팀원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개선 작업들과 향후 더 리서치가 필요할 부분들을 주도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경험하며 앞으로도 리서치 파트너로서 보다 확장된 역할을 수행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신입 UX 리서처로 성장하고 싶은 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신입 UX 리서처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문제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알맞는 리서치 방법론을 통해 검증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으로 목표로 작은 프로젝트부터 참여해보며 유저를 직접 만나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리서처의 관점에서 설계, 모더레이팅, 결과 정리 등 리서치의 각각의 단계에 대한 리서치 전반적인 과정을 보다 주도적으로 수행해보려는 시도를 해보시면 UX 리서처로의 시작과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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