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를 짚고 물음표가 띄워진 핸드폰을 바라보는 사람

시니어 사용자가 어려워하는 UX 5가지

#UX리서치
박서현 · 토스코어 UX Researcher
2024년 12월 23일

배경

여러분은 혹시 부모님 또는 주변의 어르신들께서 핸드폰으로 금융 거래를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보신 적 있나요?

토스 유저 리서치팀에서 토스 앱의 사용성 테스트(UT)를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연령대의 사용자들을 관찰하게 되는데요. 그중에서도 50대 이상의 ‘시니어’ 사용자에게서 특유의 사용성 문제가 발견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현재 토스에는 약 730만 명 이상의 시니어 사용자들이 있어요.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즉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한 20~40대 사용자와는 달리, 앱 서비스 화면의 관성적인 디자인 요소와 표현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다른 연령대의 사용자들이 보편적으로 쉽게 인지하고 이해하는 요소들도 시니어에게는 서비스 이용 과정에 큰 허들이 되기도 하죠.

토스에서는 많은 UT를 거쳐 제품을 만들지만, 빠른 속도로 더 많이 만나볼 수 있는 20~40대의 사용자를 중심으로 사용성을 검증하는 일이 비교적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이러한 시니어 사용자들의 이해 방식과 행동 패턴을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토스가 모두에게 평등한 금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니어 사용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어야 해요. 이 프로젝트는 이런 배경에서, 시니어 사용자들의 공통된 사용성 패턴을 찾아 UX 설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시작되었어요.

*시니어 사용자: 통상적으로 1980~2000년대생을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세대라고 해요. 토스는 1980년대 이전의 세대, 즉 50대 이상을 ‘시니어’라는 사용자 그룹으로 부르고 있어요.

가설

시니어 사용자는 송금, 신용, 보험, 마이데이터 등 토스의 주요 금융 서비스를 20~40대 사용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이용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보통 ‘금융’과 관련된 서비스는 다른 도메인보다 특히 더 복잡한 용어와 세부 정보를 많이 담고 있는데요. 이러한 금융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으면 심리적인 허들로 인해 막연하게 어렵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니어 사용자의 관점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이렇게 화면에서 비롯된 오해로 인해, 제품 전반을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이해하여 잘못 이용하거나 이탈하는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죠.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시니어의 행동과 표정을 함께 관찰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시니어들을 직접 대면하는 방식으로 UT를 진행했어요. UT에서 시니어 사용자들에게 요청한 것은 사실 간단했어요. 각각의 서비스를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이용하시되, 그때그때 드는 생각이나 궁금증을 소리 내 표현해달라고 부탁드렸죠. 그리고 오인지가 생기는 부분에 대한 맥락과 시니어가 가진 멘탈 모델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꼬리 질문을 이어 나가는 방식으로 UT를 진행했어요.

결과

시니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UT의 결과가 어땠을 것 같나요?

사용성에서 정말 많은 어려움이 발견되었어요. 이렇게 다양한 제품의 사용성을 검증하면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주요 시니어 사용성 문제와 그 맥락을 분석했는데요. 이를 다시 컴포넌트, 예시 이미지, 모션 그래픽, 라이팅, 화면 구조와 같은 유형별로 분류해 보았어요.

*컴포넌트: 서비스 화면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말해요. 버튼, 입력창, 드롭다운 메뉴, 아이콘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1. 컴포넌트에 대한 오인지

대부분의 시니어 사용자가 텍스트나 화살표(>)가 클릭 가능하다는 점을 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워했고, 명확한 버튼 형태가 아닌 경우 주변의 다른 진입점을 잘못 클릭하는 일이 많았어요. 특히 태그와 버튼의 형태를 구분하지 못해 태그를 잘못 클릭하는 경우도 있었죠. 어디를 클릭해야 진입할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은 다양한 형태의 컴포넌트와 진입점이 있는 리스트 화면에서 더 자주 발생했어요.

2. 예시 이미지에 대한 오인지

입출금 내역 예시 이미지에는 금액이 계속해서 바뀌는 모션이 들어가 있었는데요. 이 모션에 집중하느라 시니어 사용자가 ’예시’라고 적힌 작은 태그를 보지 못한 거예요. 더구나 자신의 이름이 나와서 출금 내역, 잔고, 송금 시각도 모두 실제 본인의 데이터라고 오해했죠. 이처럼 20~40대 사용자는 예시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나타나는 한편, 시니어가 토스 서비스에 활용된 다양한 예시 이미지를 자신의 정보로 잘못 해석하는 상황은 여러 UT에서 발견되었어요.

3. 모션 그래픽에 대한 오인지

얼굴을 등록할 수 있는 퍼널에서 대부분의 20~40대 사용자는 ‘화살표를 번호에 맞춰주세요’라는 안내 문구에 따라 손쉽게 등록에 성공했어요. 같은 퍼널에서 많은 시니어가 인트로 속 캐릭터의 모션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 순서와 방향을 정확하게 외워서 따라 하려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얼굴 등록’이라는 생소한 서비스를 마주했을 때 긴장한 시니어들이, 문구보다 주목도가 높은 예시 캐릭터를 100% 동일하게 따라 해야만 등록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카메라가 켜지자마자 빠르게 외운 대로 얼굴을 돌렸지만, 결국 예시 캐릭터를 통해 화살표를 번호에 맞춰야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해 등록에 실패하고 말았어요.

4. 라이팅에 대한 오인지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어떤 서류가 필요한가요?’라는 질문형 텍스트를 통해 '필요한 서류를 안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렸지만, 일부 시니어 사용자들은 질문의 주체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나에게 질문한다’라고 문장 그대로 받아들여 혼란스러워했어요.

5. 화면 구조에 대한 오인지

20~40대 사용자들은 추가적인 콘텐츠를 확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화면을 스크롤 해보는 패턴이 나타났어요. 반면, 일부 시니어 사용자들은 하단의 추가 콘텐츠가 잘 드러나지 않으면 스크롤을 시도하지 않았어요. 스크롤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내용 위주로 화면을 이해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서비스를 잘못 이해하게 됐어요.

해결책

이렇듯 다양하게 발견된 시니어 사용성 문제는 시니어의 전반적인 서비스 이용 경험과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했어요. 따라서 시니어 사용자들의 오인지 맥락을 고려해, 이상적인 개선 방향을 담은 솔루션 또한 함께 설계했어요.

이후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각 팀과 협업해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문제는 디자인 수정 및 개발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플랫폼 디자인팀, 라이팅팀 등과 함께 가이드라인 제작을 통한 장기적인 솔루션을 기획하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특정 상황에서 버튼 명에 질문형 문장을 활용하는 것을 지양하는 안내문을 TDS(토스 디자인 시스템)에 적용하거나, 다양한 진입점을 더욱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리스트 레이아웃 개발 등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죠.

또한 유저 리서치팀 내에서 시니어 사용자들에게서 발견된 사용성 문제를 추가로 수합하여 시니어 사용성 가이드라인의 완성도를 높였는데요. 이를 전사에 뉴스 형태로 배포하여 20~40대 사용자와는 다른 행태의 시니어 사용자 경험과 이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맥락을 공유했어요.

전사에 배포한 시니어 사용성 인사이트 뉴스

시니어 사용성 가이드라인이 담긴 뉴스는 여러 팀에서 시니어 사용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어요. 실제로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팀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각 팀에 내용을 공유했고, 일부 팀에서는 시니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추가 리서치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전사적으로 유니버셜 디자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죠.

적용해보기

제품을 만들 때 시니어 사용성을 고려하고 싶다면, 다음 사용성이 잘 지켜졌는지 점검해 보세요.

1. 컴포넌트

시니어 사용자들이 목적에 맞는 진입점을 찾을 수 있도록, 각 컴포넌트가 명확하게 의도를 드러내도록 적절하게 사용될 필요가 있어요.

2. 예시 이미지

시니어 사용자들이 예시 이미지를 자신의 정보로 오인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도록 개인화된 텍스트는 주의해서 활용해야 해요.

3. 모션 그래픽

모션 그래픽을 예시로 활용할 때, 시니어가 따라 하기 쉽도록 실제 사용자가 해야 하는 행동을 최대한 명확하게 안내해야 해요.

4. 라이팅

‘어떤 서류가 필요한가요?’와 같이 질문의 주체를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형 텍스트 대신, ‘필요한 서류 확인하기’와 같은 라이팅을 통해 그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해요.

5. 화면 구조

화면의 스크롤 가능 여부를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노출되는 화면을 확인하고 설계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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