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리서처, 신입은 어디에서 경력을 쌓나요?
배경
유저 리서치 팀(User Research Team)에서는 작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신입 리서처를 채용했어요. ‘UX 리서치 파트너(UX Research Partner)’라는 이름으로요.
UX 리서처(UX Researcher)가 되기를 희망하는 분들을 만나보면 학부에서 리서치를 배웠지만 실제 사용자를 만나기 어려운 점, 실무 프로젝트에서 리서치를 진행할 기회가 적다는 점을 많이 이야기해 주셨어요. 그리고 이 부분은 저희 리서치팀도 크게 공감이 되었어요. 유저 리서치 팀에서는 신입 리서처가 되기를 희망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개선하여, UX 리서치 생태계의 성장과 확장을 바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이에 새로운 채용 형식을 설계하여 역량 있는 신입 분들을 모셨는데요. 그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드릴게요!
문제
신입 UX 리서처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들에 대해 접하고보니,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할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팀에서 함께 논의하며 “경험이 없어도 UX 리서처로서 잠재력이 있다면 금방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꼭 실무 경험이 필요한 걸까? 아직 시장에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이니, 토스 팀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되었는데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여러 유형의 질문들을 계속 던져 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채용 과정을 고민해보기 시작했어요.
가설
UX 리서처로 커리어를 쌓고 싶은 분들을 만나보면 역량과 잠재력이 있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렇기에 실무 경험이 충분하지 않아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했어요. 토스팀은 이분들의 성장곡선에 따른 단계별 온보딩 프로그램*을 지원해 드리면 UX 리서처로 성장하실 수 있다는 가설이 생기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이런 시도와 기회들이 많아지면, 새로운 리서처들이 시장에 유입되어, UX 리서치 산업이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갖게 되었어요.
해결
그런데 UX 리서처 커리어를 시작하실 분을 채용하려고 보니, 어떤 포트폴리오를 봐야 할지 막막했어요. 대부분이 실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 쉽지 않을 테니까요. 팀에서 치열하게 논의한 결과, 포트폴리오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잠재력, 즉 러닝 커브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어요. 기존 UX 리서처 채용과는 다른 방식과 선정 기준이 필요했던 거죠.
저희도 리서치를 할 때 [초기 목적에 맞게 리서치가 진행되는지? 문제가 맞게 정의된 것인지? 가설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들을 해보거든요. 끊임없이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 논리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리서치 결과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향상되더라고요. 이러한 사고의 흐름들이 지원서에도 잘 담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하려면 토스에서 리서치 할 때 고민하는 부분 위주로 지원서를 설계해서 제공하면 어떨까? 의견이 모아지게 되었어요. 이 과정에서 지원자분들이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과 러닝 커브를 발견할 수 있고요.
1. 포트폴리오 없는 지원서 설계하기
지원서는 5가지 질문에 답변하는 형태에요. [리서치 배경 - 핵심 고민 - 인사이트 - 회고 - 러닝]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리서치 과정을 단계별로 짚어보시며, 중점적인 문제와 해결 과정들을 생각하실 수 있어요. 스스로 리서치 과정을 회고하시는 과정이에요.
예를 들어, 왜 리서치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지 등을 깊게 생각하고 정의해 볼 수 있어요. 회고와 러닝으로 얻은 내용을 다음 리서치에 반영하여 조금 더 발전하는 기회가 될 수 있고요. 5개 문항은 실무를 경험하지 않아도 리서치 스킬들을 잘 몰라도 작성하실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저희도 지원자분들의 논리적이고 잠재된 역량을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고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데 심리적, 시간적인 부담감이 있잖아요. 논포폴 형식의 지원서로 포트폴리오 제작 시간을 줄이고, 글로만 작성하실 수 있게 구성하여 리서치 본질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트레이닝 하다 보면, 리서처로서 성장하는데 긍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기존 UX 리서처 면접에서는 실무에서 진행한 리서치 과정들을 120분 동안 심도 있게 리뷰해요. 그러나 UX 리서치 파트너 채용은 이러한 면접 형태를 벗어나서, 스스로 발견하지 못한 강점과 역량을 찾아낼 수 있는 면접 방식을 찾는 게 중요했어요. 또한 발표 형식의 면접은 자칫하면 준비한 장표들을 전달하는 데만 집중하여 지원자분의 잠재된 역량을 파악하기에 효율적이지 않다는 의견들이 오고 갔죠
이를 개선하려면 면접에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형태를 만들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그룹 워크숍, 자율 토론형, 롤플레이 등과 같은 방식으로요. 지원자분들의 배경에 따른 차이가 없도록 모두에게 익숙한 제품을 선정하여 제품을 이해하는 시간을 최소화시켰어요. 그리고 동일한 리서치 과제로 설계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건에서 진행하는 기준도 세우게 되었어요.
2. 자율토론 방식으로 면접 진행하기
최종적으로 발표 자료 없는 자율토론 방식의 면접을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면접 전에 가상의 서비스와 문제 상황을 전달하고 어떻게 리서치 할지 흐름을 생각해 보시도록 제안드렸어요. 리서치 설계 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리서처에게 질문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리서치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의 인터뷰에요.
예를 들어, 지원자분이 정의한 문제는 무엇인지, 어떤 유저들을 만나고 싶으신지, 유저에게 어떤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지 등을 리서처와 이야기하며 묻고 답해요. 이런 질문과 답변들 속에서 리서치 설계도 좀 더 뾰족하게 정의할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지원자분들의 리서치 관점과 역량 등을 알아 갈 수 있고요. 이 과정은 토스에서 리서치를 필요로 하는 팀원들과 리서치 목적을 구체화하는 미팅과 비슷해요.
3. 잠재적 역량 파악하기
짧은 시간 안에 리서치를 설계하려면 순발력과 리서치 스킬을 중요하게 보는 건가? 🥸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진 않아요.
같은 상황에서 지원자분들마다 풀어가는 설계 방식과 해결 방법이 다르다고 생각돼요. 각자가 어떤 관점으로 리서치를 접근하고 해결해 가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지원자분이 세우신 리서치의 목적과 설계의 연관성이 있는지, 리서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에서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접근하시는지 등의 내용들을 주요 기준으로 세운 거죠.
제한이 없는 열린 면접이다 보니 과제의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해 10회 이상의 면접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면접자들이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통의 질문과 응답, 합격 기준 등을 맞춰 나갔어요. 마지막으로 귀한 시간 내어 지원해 주신 분들의 내용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UX 리서처들이 모든 서류와 면접 내용을 검토하고 디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결과 적용
감사하게도 작년 UX 리서치 파트너 채용에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셨어요.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목소리로부터 제품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는 것에 대한 의지가 높은 분들을 모실 수 있었어요.
면접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서 “리서치에 대해 이렇게 깊게 생각해 본 것이 처음이었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토스 UX 리서처가 어떻게 일하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등의 긍정적인 의견들을 주셨어요. 저희도 지원자분들의 질문과 의견을 들으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리서치 관점들을 되짚어 보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앞으로도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UX 리서처로서의 커리어 기회를 얻고,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이에요.
👉 다음 편에서는 UX 리서치 파트너로 입사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