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icity 4 : AI 아바타가 발표하는 온라인 컨퍼런스 제작기
Simplicity는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 토스가 치열하게 고민해온 과정을 나누는 디자인 컨퍼런스예요. 우리의 실험과 시도들이 사용자 경험을 고민하는 다른 디자이너들에게도 영감이 되기를 바라며 시작했어요.
2021년부터 토스 디자인 챕터가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죠. 내용뿐 아니라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지도 늘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2023년부터는 유튜브 영상이 아닌 웹 기반 인터랙티브 사이트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어요.
지속 가능한 컨퍼런스 만들기
디자인 챕터에게 심플리시티는 거의 종합 예술에 가까운 프로젝트예요. 운영, 디자인, 개발, 대본, 촬영, 녹음, 홍보까지—모든 과정이 고도화된 협업으로 이루어지죠.
한 번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시즌제 컨퍼런스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정말 중요한 주제였어요. 매년 퀄리티와 지속 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고민해야 했죠.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왔지만, 촬영만큼은 늘 어려운 과제였어요.
촬영을 하려면 대본이 완성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만 무려 두 달이 넘게 걸려요. 내부 피드백, 법무·보안·개인정보 검토를 거치며 수차례 수정되고, 최종적으로는 발표자 톤에 맞춰 구어체로 다시 다듬어야 하거든요. 대본이 늦어지면 촬영도 늦어지고, 전체 일정이 밀리기도 하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에요. 혹여라도 대본상의 문제를 나중에 발견하게 되면, 다시 촬영을 해야 해야 하거든요. 촬영은 디자인 챕터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 항상 외부 전문가나 다른 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구조적 제약도 있었죠.

더 큰 문제는, 발표 경험이 익숙하지 않은 연사들에게도 부담이 컸다는 거예요. 실제로 워크숍에서 연사자들이 가장 꺼리는 일로 “발표하기, 촬영하기, 녹음하기”를 꼽았을 정도였죠. 컨퍼런스인데, 발표가 가장 하기 싫다니—아이러니하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겼어요
지속가능한 컨퍼런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촬영 프로세스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AI 아바타가 발표한다면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어요. AI 아바타가 발표를 대신해보는 실험이었죠. 혹시 눈치채신 분 계실까요?
간단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쉽지만은 않았어요. AI 서비스들의 한국어 지원이 매끄럽지 않아서, 자연스러운 음성을 만들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여러 번 테스트를 거쳐, 최적의 방법을 찾아냈어요.

기존의 방식이라면 연사자는 발표 내용을 자연스럽게 말하기 위해 여러 번 연습하고, 촬영 중간에 한 번이라도 말을 더듬거나 버벅이면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딱 한 번만 찍어도 AI 아바타를 만드는 데 충분했어요.
촬영 자체도 훨씬 간편해졌어요. AI 아바타 생성을 위한 학습용 데이터로만 쓰이다 보니, 연사자가 회의실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30분이면 촬영이 끝났거든요.
덕분에 연사자의 부담은 확 줄었고, 일정도 유연하게 조율할 수 있었어요. 심지어 오픈을 일주일 앞두고도 대본 수정이 가능한 정도였죠.
촬영은 어떻게 했냐고요? 아마 들으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스튜디오도, 전문 장비도 없었어요. 회의실에서, 아이폰 전면 카메라로, 스노우 앱을 켜고 녹화했거든요. 말 그대로 셀카 찍듯 촬영했죠.
처음에는 전문 장비를 갖춰서 촬영해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익숙하지 않아 결과물이 더 어색하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번 시도해 본 끝에, 지금의 제약 안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냈어요.

물론 지금 저희가 만든 AI 아바타가 실제 사람에 비해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서 앞으로 훨씬 더 자연스럽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방식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이 많이 생겨나겠죠.


시청 경험까지 새롭게
이번 시즌에서는 AI 아바타 외에도 시청 경험 자체를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변화들이 있었어요.
1. 모바일 최적화
2023년에는 데스크탑으로 시청하는 사용자가 많았지만, 2024년에는 모바일 사용자 비율이 크게 늘었어요.
데스크탑 환경이 아닌 숏폼 형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적합한 것 같았죠. 그래서 이번엔 처음부터 모바일 중심으로 화면과 인터페이스를 설계했어요. “숏츠 보는 것 같았다”고 느꼈다면, 저희가 의도한 바를 정확히 느끼신 거예요. 실제로 데스크탑 디자인은 모바일 디자인을 완성한 이후에 제작되었어요.


2. 콘텐츠 길이 최적화
지난 시즌 평균 시청 시간이 3분 정도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세션이 너무 길지 않도록 모두 5분 이하로 구성했어요. 짧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미지 자료나 구성도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죠. 그래서일까요? 지난 시즌에는 평균 완독률이 12%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51%를 넘었어요.

3. 세션별 특색 강화
커버 이미지, 배경 음악, 메인 컬러까지—각 세션마다 모두 다르게 설정했어요. 음악만 듣거나 커버만 봐도 어떤 세션인지 연상할 수 있도록, 개성과 몰입감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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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심플리시티
이번 시즌을 계기로, Simplicity는 단순 온라인 컨퍼런스가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으로써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진화했어요. 기존처럼 시즌마다 새로운 사이트를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https://toss.im/simplicity/ 에 시즌별로 콘텐츠가 업데이트될 예정이에요.
그리고 이 변화는 이번 시즌 4의 주인공이기도 UX플랫폼 조직의 노력으로 만들어졌어요.
그래픽 디자이너, 인터랙션 디자이너, 플랫폼 디자이너, UX 엔지니어, UX라이터 등 UX 플랫폼 조직의 많은 팀의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곧 각 팀의 시선에서 바라본 Simplicity 제작 비하인드도 소개해드릴게요.
이번 저희의 실험을, 부디 재미있게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