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디자인 원칙, Easy to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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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Head of UX
2022. 12. 14

토스에는 제품 디자인 원칙인 product principles가 있어요. 토스 제품의 winning strategy 를 담고 있고, 좋은 제품의 기준이 되는 원칙들인데요. 이 기준을 가지고 더 활발하게 피드백하기도 하고, 사용자에게 미친 만족감을 주기 위한 원동력 삼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그 중 easy to answer라는 원칙을 지켜 제품을 개선한 사례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이탈이 많은 구간이 있다면

토스에는 [병원비 돌려받기]라는 보험비를 간편하게 청구하는 기능이 있어요.

이 기능을 출시하는 2019년에는 보험비 청구 신청을 위해 아직도 영수증, 세부 내역서, 처방전 등과 보험사가 제공하는 신청 서류를 직접 작성해 팩스나 이메일로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어요.

토스앱에선 가입한 보험사를 선택하고, 필요한 서류를 올리기만 하면 신청이 끝났죠. 이 간편함 자체가 혁신이었어요.

출시 후 1년 쯤 지났을때 사용 지표를 들여다보니, 보험사 선택하는 단계 그리고 정보 입력 과정에서 이탈하는 사용자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청구 과정은 간편해졌지만, 청구를 위해 알아야하고 준비해야 될 내용에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죠.

때마침 토스에서 토스보험파트너라는 보험설계사 서비스가 생겨, 대량의 상담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청구에 도움이 필요한 사용자는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죠.

병원비 돌려받기를 시작하면 보험 전문가 도움받기, 직접 신청하기 중 원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고, 보험 전문가 도움받기를 선택하면 바로 채팅 상담이 시작되는 방식이었어요. 상담 신청이 많아지는 것을 보고,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얼마 후, UX리서치팀에서 병원비 돌려받기 기능이 불편하다는 사용자의 의견을 주셨어요. 사용자 5분과 UT를 진행해봤죠. UT 결과로 서류 준비 과정이 여전히 불편하다, 가족 대신 신청하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등 여러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진입점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더 쉽게 청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1.보험 전문가 도움받기 2.직접 청구하기 선택 단계에서, 머뭇거리고 고민하는 사용자를 발견했거든요.

문제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왜 머뭇거렸을까요?정답은 ‘사용자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기 때문이에요.토스 제품 원칙 easy to answer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

“저녁 뭐 먹을래?”

vs

“저녁에 피자 먹을까?”

어떤 질문에 더 대답하기 쉬운가요? 3초 안에 답이 안나오면 어려운 질문이에요. 제품은 쉬운 질문을 했을때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막힘 없이 선택하거나 답을하고, 끝내 원하는 결과에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사용자가 대답하기 쉬운 질문으로 머뭇거리는 지점을 개선하기로 했어요.

사용자가 대답하기 쉬운 질문을 던지자

before : "전문가 도움받을래 직접 할래?"after : "서류 있어?"

  1. "전문가 도움받을까요, 직접 할래요?" 보다 "서류 있나요?"

리서치 결과를 봤더니, 전문가에게 상담을 하는 사용자 대부분이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를 물어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고객에게 신청 진행 방식을 고르라고 하는 것보다 “서류 있나요?”라는 더 간단하고 명확한 질문이 적절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어요. 돌아보니, 진행 방식 선택 이후에 어떤 과정이 펼쳐질지 예상이 안되기 때문에 더 고민되지 않았을까 깨달았어요.

“서류 있나요?”

어떤 서류를 의미하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것도 정말 어려웠어요. 병원 방문, 입원, 수술 등 진단에 따라 필요한 서류에 대한 안내가 다 다른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방법이 있을지. ‘더 알아보기’ 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따로 안내해주면 될지.

대부분의 진료에 해당되는 진료비 영수증약제비 영수증을 대표 서류로 보여주면 되겠다는 결정을 하고, 그래픽팀과 여러 탐구를 해보면서 병원을 다녀온 누가봐도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를 얻게됐어요.

기존 화면과 개선된 화면의 지표를 확인해봤는데, 기존 화면에 비해 이탈하는 사용자가 50% 감소했어요. 더 쉬운 질문으로 더 많은 사용자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참고로, 서류가 있다고 선택한 사람과 없다고 선택한 사람의 비율은 5:4 였어요.

  1. 모든 보험사가 아니라, 내 보험사 중에 고르기

그 외에도 easy to answer가 잘 안되는 지점들을 이번 기회에 개선했어요.

보험비를 청구할 보험사를 고를 때, 처음에는 모든 손해보험사, 생명보험사 목록을 보여줘서 이탈이 많았어요. 그래서, 보험 정보가 토스에 연동되어있는 사용자라면, 가입된 보험사 목록만 보이게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이탈률이 개선됐죠.

보험 정보가 토스에 연동되어있지 않은 사용자라면, 기존 방식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설계사와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퍼널을 추가햇어요.

대답하기 쉬운 질문으로 개선한 사용자 경험

쉬운 질문 하나로 전체 청구 신청 과정에 큰 변화가 있었어요.

기존에는 사용자가 직접 보험비를 신청하다 여러 이유로 막혀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장 큰 문제는, [직접 신청]을 선택했을 때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지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이 문제는 easy to answer라는 원칙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개선할 수 있었어요. “서류 있나요?” 질문 하나로 직접 신청을 원하는 사용자와 도움이 필요한 사용자를 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되었어요. 그렇게 구분한 사용자들에게 각각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줄 수 있었죠.

이 방법으로 서류 준비가 안된 사용자는 신청 과정을 진행하다 뒤늦게 막히는 안좋은 경험 대신,앞에서부터 개인화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어요. 화면을 개선한 뒤 실제로 이탈하는 사용자가 60%로 대폭 감소했어요.

“전문가 도움받기”라는 좋은 기능을 제공했으니 잘 사용하겠지’라고 만족하지 않고, UT 등을 통해 사용자의 상황을 더 깊게 파악해야겠다고 다시 다짐하게 되는 과정이었어요. 유용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만큼 Easy to answer를 통해 사용자 관점에서 경험을 잘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는 걸 알게 됐고요.

지금도 높은 NPS로 사랑받고 있는 병원비 돌려받기 기능, 더 쉽게 만들기 위한 고민은 계속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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