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문제 냈어요?” 출제자 PO가 직접 답해드립니다 | 언더커버 사일로 비하인드 1화: 인플로우 사일로
안녕하세요! <언더커버 사일로>의 치열한 두뇌 싸움, 모두 즐겁게 보고 계신가요?
본편만큼이나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을 '비하인드 토크'를 드디어 들고 왔어요. 에피소드를 보며 "왜 저런 문제를 냈을까?", "나라면 어떻게 풀었을까?" 하고 궁금해왔던 모든 것들, 그 숨겨진 이야기와 출제자의 진짜 의도를 모두 여기에 담았습니다.
이제 이 Q&A 코멘터리를 통해, <언더커버 사일로>의 인사이트를 더욱 깊고 풍성하게, 꼭꼭 씹어 즐겨주시길 바라요.
비하인드 토크 진행자: MC 범근님
언더커버 사일로 비하인드 토크 MC 범근님은 토스의 iOS 개발자예요. 스스로를 ‘말하는 걸 좋아하는, 보기 드문 개발자’라고 소개하셨죠. 기자 출신답게 말솜씨랑 핵심을 똑 짚어내는 질문 실력은 이미 검증 완료! 사실 기획 초기엔 토스 직원들이 문제를 푸는 포맷이라 범근님도 출연자로 점찍혀 있었는데, 외부 메이커를 불러서 더 크게 가보자—는 방향이 잡히면서 자연스럽게 진행자 자리를 꿰차게 됐답니다.
실제 출제위원 등장: AI 아니고 진짜 PO입니다
토스 챌린저스 팬이라면 “문제 진짜 PO들이 직접 냈대?” 하고 한 번쯤 궁금했을 거예요. 댓글엔 “혹시 AI로 만든 거 아닌가요?” 같은 질문도 있었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짜잔! 실제 출제위원인 두 분의 PO가 비하인드 토크에 직접 출동했어요. 주인공은 인플로우 사일로의 조성은 PO와 모네타이제이션 사일로의 박세진 PO입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언더커버 사일로’의 첫 주자는 인플로우 사일로였어요. 콘텐츠에서는 인플로우 사일로를 “토스에 새 유저를 끌어오는 팀” 정도로만 소개하지만, 사실 그 뒤에는 훨씬 더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답니다.
지금부터, 당신은 인플로우 사일로원이 됩니다.
첫 번째 잠입, 인플로우 사일로
여러분 근데 그거 아시나요? 조성은 PO는 당시 입사 2년 차로, 승건님의 뒤를 이어 인플로우 사일로를 맡게 되었어요. 처음엔 워낙 다양한 방향성에 막막했지만, ‘토스는 원래 바이럴 맛집이었잖아’라는 생각으로 폭발적인 바이럴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죠.
성은님이 레퍼런스로 삼았던 토스의 대표 히트작은 2023년 만우절에 터뜨린 〈바보티콘〉 이벤트예요. 브랜드콘을 무료로 뿌리면서 ‘의외성’과 ‘기대감’을 제대로 저격해 대박을 냈다고 분석했어요.
인플로우 사일로의 미션: 유저 그로스
그렇다면 인플로우 사일로가 하는 일은 뭘까요? 한마디로, 모든 서비스의 메인 목표로 꼽히는 유저 그로스 입니다. 토스 사용자 수를 키우려면
인플로우 사일로는 전자에 집중해요. 즉, 신규·부활 유저를 데려오는 것이 사일로의 목표죠. 문제는 이 사람들이 앱을 안 쓰니 직접 말 걸 방법이 없다는 것. 그래서 두 가지 길을 택했죠.
인플로우 사일로는 둘 중 후자가 더 강력하다고 판단했고, “바이럴 제품을 쉴 새 없이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핵심 지표는 공유율 같은 한 가지로 딱 정하고, 나머진 과감히 생략. 바이럴 제품은 생명력이 하루이틀로 짧아서 성공·실패가 즉시 갈리거든요. 덕분에 팀은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그 자리에서 배우고, 곧장 다음 판을 준비합니다—빠른 실행과 학습이 비결인 셈이죠.
1라운드: ‘바이럴 K’를 위한 튜토리얼
‘언더커버 사일로’ 기획 당시엔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게임화한다니, 이게 가능해?” 하는 반응이 많았어요. 전례가 없던 시도라 상상이 잘 안 갔거든요. 그래서 1라운드는 일종의 튜토리얼로, 토스의 과거 제품만 기억해도 풀 수 있을 만큼 난이도를 낮춰 참가자들이 포맷에 익숙해지도록 했습니다.
EP.1의 1라운드 미션은 ‘동그라미 그리기 챌린지’ 이후, 바이럴 K를 0.4에서 0.7로 껑충 올린 제품이 무엇인지 맞히는 거였어요. 핵심은 외부 메이커들이 ‘바이럴 K’라는 지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해 보길 바라는 마음이었죠.
문제 해결에 도전한 챌린저스에게는 세 가지 단서가 주어졌어요. 영상 속 유튜버 ‘조코딩’ 님은 그중 세 번째 UI 단서를 손에 넣었죠. 반면, 출연자들이 고르지 않은 단서는 유튜브 시청자들이 볼 수 없었는데요. 지금 이 테크블로그에서 처음으로 독점 공개합니다!
사실 1번 단서는 ‘데이터’나 ‘성공률’처럼 어려워 보이는 단어들로 살짝 위장돼 있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동그라미 챌린지에 대한 값진 회고가 그대로 담겨 있었답니다.
동그라미 그리기 챌린지는 지표만 놓고 보면 미흡했지만, 인플로우 사일로에는 뜻깊은 실험이었어요. 보상에 대한 기대감이 부족했고, 반복 참여를 끌어낼 매력이 약했다는 두 가지 약점을 뚜렷이 확인한 덕분에, “바이럴 K를 어디에서 끌어올려야 할까?”라는 감을 잡을 수 있었죠. 이 회고를 토대로 팀은 “유저에게 확실한 기대감을 심어 주는 제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한 단계 더 도약했습니다.
보상에 대한 기대감이 없고 반복 몰입을 유도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뚜렷해지자, 이를 해결하려고 떠올린 답이 1라운드 토스의 선택인 ‘복권’이었죠. 공유를 받은 사람도 설렐 만큼 강력한 ‘기대감’을 주기 위해, 제한된 예산 안에서 당첨금 1,000만 원을 실제로 걸었어요. “보상이 극단적으로 크면 기대감이 왜곡된다”는 심리학 이론을 참고하면서도, 비용은 CAC로 대략 계산하고 애매해도 일단 작게 실행해 본 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바로 토스가 일하는 방식이니까요.
바이럴, 그 후의 이야기
성은님은 “한글날 챌린지가 가장 크게 성과를 냈고 배운 것도 많았지만, 그 뒤로는 새 게임을 내도 쉽지 않았다”고 말해요. 유저들이 비슷한 패턴에 금세 질려버린 탓이죠. 실제로 토스도 복권이 대박 난 뒤, 보상만 살짝 바꾼 복권 이벤트를 몇 번 더 돌렸지만 지표가 시원찮았다고 해요. 보통 바이럴은 두 번까지는 잘 먹히고, 그다음부터 성과가 급격히 꺾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개하는 걸 두고 팀 안에서도 “다른 회사들이 그대로 베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많았지만, 성은 님은 “이미 다들 따라 하고 있는데도 우리만큼의 지표는 안 나오잖아요. 디테일이 다르니까요”라며 의연했어요.
결국 잘되는 바이럴은 기대감과 만족감을 동시에 주고,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직관적이면서도 반복 참여를 유도해야 해요. 흥미로운 건, ‘복권’에서 ‘한글날’처럼 아이템 유형을 확 바꿔 주면 새로운 초대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데이터도 확인됐다는 사실이죠.
2라운드: 최적의 유저 플로우 설계하기
인플로우 사일로의 2라운드 과제는 ‘이탈률은 낮추고 공유율은 끌어올리는 유저 플로우’를 설계하는 것이었어요. 현장에선 레고 블록처럼 만든 플로우 스텝을 챌린저들이 이리저리 옮겨 가며 열띤 토론을 벌였죠. 실제 서비스에선 이런 식으로 순서를 마음대로 바꿔 볼 수 없고, 결국 유저 테스트나 A/B 테스트를 거쳐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만큼 ‘언더커버 사일로’ 안에서는 그런 제약을 잠시 내려놓고, 시청자분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 보길 바랐어요.
‘틀린 글자 맞추기’ 챌린지에서 튜토리얼을 싹 빼고 카운트다운을 맨 앞에 두는 흐름, 한 번에 떠올리셨나요? 제작진과 인플로우 사일로도 한글날 챌린지를 문제로 내기까지 수없이 고민했어요. 처음엔 담당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설계한 디테일이 훨씬 많았죠. 대표적인 포인트가 ‘단계별 시간 배분’이었는데, 카운트다운이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1라운드(튜토리얼 겸용)는 넉넉히 시간을 줘서 누구나 통과하게 만들고, 1~4단계는 비슷한 시간을 유지하다가 5단계에서 시간을 확 줄였어요.
왜 이렇게 했을까요? 인플로우 사일로의 궁극적 목표는 바이럴 K(공유 시도율 × 공유 성공률 × 인당 초대자 수)를 끌어올리는 것이라, 사람들은 ‘아깝게 탈락했을 때’ 공유 버튼을 가장 많이 누른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만 원 보상을 눈앞에 두고 놓치는 순간, 누군가에게 링크를 보내 다시 도전하고 싶어지니까요. 반대로 초반에 탈락하면 의욕이 꺾이니, 아예 그런 상황을 막아 버린 거죠.
사실 이 밖에도 손대고 싶은 디테일이 한가득이었지만, 다 집어넣고 리허설을 돌려 보니 어떤 메이커도 제한 시간 안에 문제를 못 풀 정도로 난이도가 어려워졌어요. 결국 가장 단순한 형태로 피봇하게 됐답니다.
3라운드: 4050을 겨냥한 역발상
3라운드 과제는 40·50대 사용자를 겨냥해 ‘바이럴 K = 1’을 달성한 토스의 실제 제품을 맞히는 것이었어요. PO 스토리 영상에는 이미 결정적 힌트가 두 가지 숨어 있었죠. 첫째,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공유 지수가 떨어지는 ‘챌린지형’ 제품은 아니라는 점, 둘째, 공유 행위 자체가 사용자에게 행복한 순간을 선물한다는 점이었어요. 결국 과거 토스가 내린 결정을 추리해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에, 해당 제품을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이 훨씬 빠르게 답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어요.
실제 촬영 전, 리허설 플레이에서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오갔습니다. “공유만 해도 보상을 더 주자”는 식으로, 친구 초대 1명에 100원, 2명에 500원, 3명에 1,000원을 주는 전형적인 친구초대 리워드 모델도 거론됐어요. 하지만 인플로우 사일로는 정반대 길을 택했죠. 공유를 해야만 가격이 내려가는, 사용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규칙을 새로 만들기로 한 거예요. 완전히 다른 접근이었지만, 들어오자마자 “네가 좋아하는 이 제품의 가격을 확 깎아 줄게”라는 경험을 먼저 주는 거죠. 바이럴이 되려면 그럴듯한 혜택을 줘야한다 라는 기본적인 가정에 근원적인 물음을 제기한 것이에요.
그래서 첫 화면에 들어온 사용자는 ‘가격을 깎아라’ 버튼 하나만 누르면 높았던 가격이 순식간에 뚝 떨어지는 기쁨을 맛보도록 설계되었어요. 이 순간을 통해 “이 제품, 더 싸게 살 수 있겠는데?”라는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만들었죠. 그다음에야 “계속 깎고 싶다면 친구에게 공유해 보라”는 메시지를 노출해, 사용자가 스스로 공유의 필요성을 깨닫도록 유도했습니다. 다시 말해, 공유 전 보상을 얹어 주는 대신, 가격 인하라는 즉각적인 즐거움을 먼저 제공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메커니즘을 택한 셈이에요.
지금까지 인플로우 사일로의 비하인드 코멘터리, 재미있게 보셨나요? 이 이야기는 ‘언더커버 사일로’ EP1·EP2에서 더 자세히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만보기 사일로의 뒷이야기도 이어질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궁금한 점은 언제든 댓글로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