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프론트엔드 챕터가 오픈소스를 통해 꿈꾸는 미래

문동욱
2025년 6월 5일
“왜 대한민국에서는 lodash, react와 같이 세계적인 라이브러리가 나오지 않는걸까요?”

이 질문은 토스 프론트엔드 챕터의 몇몇 개발자들이 아주 가볍게 던졌던 의문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곱씹을수록 새로운 의문이 계속 생겨났습니다.

정말 그럴 수밖에 없는 걸까? 우리는, 한국의 개발자들은, 그렇게 만들 수 없는 사람들일까? 실리콘밸리의 개발자와 우리가 정말 그렇게까지 다를까?

우리는 정말 “기여자”가 아닌 “사용자”의 역할에만 머물러야 할까?

결국 우리는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다른 뛰어난 개발자들도 해내지 못한 것을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Execution Over Perfection이라는 코어밸류를 떠올리며, 정답보다 실행을, 완벽보다 작은 실험을 먼저 시작해보기로 했어요.

그 첫 번째 실험이 바로 토스 프론트엔드 챕터의 오픈소스 위원회입니다.

우리가 만든 건 단지 라이브러리가 아니에요. 작은 시도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실험이었습니다.

마음을 움직인 건 숫자가 아니었어요

처음 오픈소스 위원회라는 아이디어가 제안되었을 때는 챕터 동료들을 설득하고 참여시키기 위해 철저하게 비즈니스적 논리를 준비해갔던 기억이 납니다. 외부 개발자들이 기여하면 유지보수 리소스를 줄일 수 있고, 오픈된 코드가 신규 입사자의 온보딩 속도를 높여줄 수 있고, 오픈소스 자체가 우리 기술 브랜딩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요.

그 논리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조금 나누다보니 동료들의 마음을 진짜 움직인 건 그런 숫자가 아니었어요.

“그냥… 대한민국에서도 세계적인 오픈소스가 등장하는 과정을 우리 손으로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시장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회의실 안에서 조용히 오간 이 말들이 생각보다 더 깊은 설렘을 불러일으켰고, 우리는 그 감정에 진심으로 반응한 채로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가능성을 만든 작은 성과들

오픈소스 위원회가 꿈꾸는 그림은 단순합니다.

“대한민국에서도 React, Lodash처럼 전 세계 개발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오픈소스가 등장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 진지하게 답해보는 거예요.

지금까지 오픈소스 위원회에서 개발한 라이브러리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es-toolkit이에요. es-toolkit은 Microsoft, IBM 같은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Storybook, CKEditor, Ink 등 유명한 오픈소스들 안에서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고, 최근 기준 주간 다운로드 수는 137만 건에 달하고 있어요.

물론 다른 라이브러리들도 다양한 개발자 분들의 관심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중입니다.

팀의 시간과 리소스는 언제나 한정돼 있고, 어떤 선택은 항상 더 효율적인 일처럼 보여요. 그래서 장기적인 실험이나 직접적인 수치로 환산되지 않는 오픈소스와 같은 시도는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쉽죠. 우리는 이 투자가 장기적으로 개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분명히 알고 있었고, 그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것이 결국 토스팀에도 이익이라는 걸 믿었어요.

그리고 이 믿음에 진심으로 공감한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픈소스 위원회는 지금도 자연스럽게 굴러가고 있어요.

지난 10개월 동안 여러 가지 작은 성공들을 맛봤지만 우리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더 좋은 실험과 도전을 이어가 보려고 해요.

함께 고민하고, 함께 돕는 위원회

오픈소스 위원회는 누구나 하고 싶은 만큼 기여할 수 있고, 2주에 한 번씩 미팅을 열어 각자의 고민을 공유하고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어떤 설계가 좋을지, API를 어디까지 열지, 릴리즈를 어떤 기준으로 가져갈지 등은 서로의 의견을 참고해 자연스럽게 흘러가요. 때로는 홍보가 필요하면, 위원회 전체가 힘을 모아 도와주기도 해요.

우리는 이 위원회를 통해 코드 품질만이 아니라, 철학을 함께 다듬고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을 만들고 있어요. 이건 누군가 혼자서 하기 어려운 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혼자가 아닌 팀으로 실험하고 있어요.

토스팀은 빠른 가설 검증과 실험에 익숙한 팀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대한민국에서도 개발자가 자유롭게 나누고 기여할 수 있는 문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실험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 실험,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이어가시겠어요?

토스의 오픈소스 위원회는 그 답을 함께 찾을 동료를 기다리고 있어요.

댓글 0댓글 관련 문의: toss-tech@tos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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