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 제품을 버리고 CS 효율 높이기

박성경 · Product Designer (Tools)
2024년 8월 5일

새로운 서비스가 매일같이 생기고 또 사라지는 토스에서는 상담의 퀄리티만큼 시간과 속도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상담원 분들이 쓰는 툴은 그만큼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니었는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상담원 분들이 쓰는 레거시 제품을 청산해 상담 업무의 효율을 끌어올린 과정을 소개해 보려 해요.

배경

보통 고객이 큰 가치를 느끼는 제품이 오픈하는 시기에 상담 문의가 급격히 늘어나는데요. 최근에는 해외 결제 수수료가 없는 토스뱅크 체크카드가 출시되면서 체크카드 배송 문의가 급증했어요.

지난 5월, 토스뱅크 상담원 분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상담에 응대할 수 있도록 헬프데스크라는 어드민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는데요. 이 제품이 MVP로 출시된 만큼, 상담사 분들은 통합단말이라는 레거시 제품도 같이 써야 했어요.

멀티태스킹이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상담사 분들이 2가지 제품을 오가며 생기는 낭비를 해결하려면 신규 제품인 헬프데스크로 기능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레거시 제품의 비효율을 청산하고, 실제 상담 과정을 본뜬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설계하자는 목표를 세운 거죠.

문제

디자인 이전에 카드 배송조회와 관련한 문의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상담원은 어떻게 업무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크게 2가지 문제점을 발견했어요.

레거시 제품은 수많은 메뉴로 쪼개어져 있어 필요한 화면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찾은 후에도 조회할 카드 정보를 반복 입력해야했어요. 심지어 배송업체에 전달할 내용은 따로 적는 비효율로 상담 속도를 늦추고 있었어요.

상담 속도가 빠를수록 고객 만족도(NPS)가 높아질 뿐 아니라 다음 상담에 빨리 응답하여 대기 시간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하루동안 받을 수 있는 상담 수, 즉 응답률이 높아져요. 따라서 카드 배송조회 업무의 비효율은 당장 해결해야할 중요한 문제였죠.

가설

  1. 카드 배송과 관련한 상담 패턴에 따라 제품을 설계하면 상담원이 빠르게 업무할 수 있을 것이다.
  2. 제품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는 자동화하면 상담 중 입력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해결책

1. 상담 패턴을 반영한 제품 구조로 반복 조회 없애기

먼저 업무 흐름을 반영하여 제품을 새롭게 구조화하기 위해 상담원 분들의 업무를 관찰했어요. 고객과 상담원의 대화에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고객의 대략적인 문의를 몇가지 질문을 통해 점점 구체화한다는 거에요. 대화로 예시를 들어볼게요.

상담원 분은 가장 먼저 카드의 종류와 번호를 구체적으로 물어봐요. 하나의 카드를 특정했다면 정보를 조회하고 안내하죠. 따라서 고객이 보유한 상품을 먼저 찾도록 제품의 하이어라키를 설계했어요. 크게 수신, 카드, 대출로 나누고 각 카테고리에서 고객이 보유한 어떤 수신(계좌), 어떤 카드, 어떤 대출에 대한 문의인지 탐색할 수 있도록이요.

만약 고객이 “카드로 어제 결제한 내역이 궁금해요” 라고 문의했다면 상담원은 어떤 카드인지 특정한 후 상세 내용을 볼 수 있겠죠?

카드 배송 상담의 또 한가지 특징은 이미 잘 사용중인 카드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도 문의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대부분 어제, 오늘 막 신청한 카드에 대한 문의였어요. 따라서 아직 사용 전인 카드를 클릭했을 때에는 내역 정보 탭이 아닌 배송 정보 탭으로 랜딩시켰어요. 아직 사용 전이라면 배송 상황은 궁금해도 결제 내역에 관한 문의는 하지 않을테니까요. 이렇게 상담 패턴과 상황에 맞게 적재적소의 정보에 빠르게 접근시켜 상담 시간을 줄일 수 있었어요.

2. 제품이 알고 있는 정보는 자동화하여 반복 입력 없애기

어떤 여정을 거치는지 플로우를 그려보고 나니, 상담원이 수기로 입력해야 하는 정보가 불필요하게 많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근본적으로 이런 상황이 왜 생겼는지 알아보았어요. 토스뱅크 상담원 분들은 해당 요청을 배송업체에 전달해야해요. 관련 문의는 배송업체에서 처리해야 하지만 고객들은 토스뱅크 고객센터로 문의하기 때문인데요.

위와 같은 이유로 전달 업무 자체가 없어지는건 불가능해요. 하지만 더 간편하게 빨리 전달하도록 바꿔볼 수 는 있어요. 메모장에 입력하던 것을 헬프데스크가 알고 있는 정보는 자동화하고 바로 전달할 수 있다면 처리 속도는 빨라지고 다음 전화를 바로 받아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메모장에 적어 전달하는 템플릿을 보고 헬프데스크가 이미 알고 있어 굳이 사람이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제거해보니 직접 입력해야하는 정보가 11개에서 단 2개만 남게 되었어요.

결과

지난 7월 배포 후 하나의 카드 배송 상담을 처리하는 시간이 평균 94초에서 48초로 절반 가까이 크게 감소했어요. 월 900여 건의 상담이 이루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월 690분의 시간, 연 138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되어요. 레거시 제품 + 메모장 + 헬프데스크를 왔다 갔다하며 사용했던 경험을 헬프데스크 하나로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의견도 받았어요.

이러한 상담원의 빠른 업무 속도는 토스뱅크 상담 NPS 점수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어요. 툴즈 디자이너로서 내부 제품의 유저인 상담원 뿐만 아니라 토스뱅크 유저의 경험까지 챙길 수 있어 뿌듯했던 경험이에요.

적용해보기

업무 중 사용하는 어드민성 제품을 설계할 때 아래 흐름을 참고하면 좋아요

  1. 제품을 설계할 때 사용자가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쓰는지 관찰한 뒤 시작해보세요
  2. 기존 업무 흐름에서 꼭 남겨야 하는 구간만 추려보세요.
  3. 사용자가 중복으로 입력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자동화한다면 업무 효율이 제곱으로 늘어날 거예요.

서류패스 이벤트 ~7/31
댓글 0댓글 관련 문의: toss-tech@toss.im
㈜비바리퍼블리카 Copyright © Viva Republic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