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팀이 AI 파도를 마주하는 방법: AI Surf Day

토스팀이 AI 파도를 마주하는 방법: AI Surf Day

신유라
2026년 6월 5일

안녕하세요, 토스에서 기술 문화를 고민하고 있는 Developer Relations Manager 신유라입니다.

AI의 변화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요즘,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계신가요?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열심히 지식을 습득하고 뉴스를 꼼꼼히 읽어보는 분들도 있고,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빨라서 조금은 벅찬 분들도 계실텐데요.

작년부터 토스 안에도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비교적 AI나 기술과 거리가 가까운 기술 직군 뿐만 아니라, PO, 디자이너, 스태프 직군까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어떻게 하면 AI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분이 늘어났습니다. 앞장서서 새로운 것들을 먼저 탐구해보고 본인의 업무에 적용해보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공유하는 문화가 잘 자리잡은 토스답게 이런 사례들을 자연스럽게 팀 안에 전파하는 분들도 늘어났어요.

하지만 여전히 일부 팀원들은 AI에 대해 거리를 느끼고 있었고, 특히 비개발 직군에서 격차를 많이 느끼며 불안감을 갖는 분이 많아졌어요. 기술의 발전 속도는 너무 빠르고 새로운 정보는 쏟아지는데, 이를 일일이 습득하기에는 어떤 것이 진짜 나에게 유용한 정보인지 알기도 어렵고 다른 업무들이 많은 상황에 이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도 힘들었죠.

아마 다른 회사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AX(AI Transformation)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정해진 정답이 없기에 각기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죠. 토스 역시 토스만의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그 중 하나인 AI Surf Day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AI Surf Day란?

토스팀은 4월부터 6월까지 매주 금요일을 ‘AI Surf Day’라는 이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본업에 집중한다면, 금요일은 AI를 활용해 맘껏 실험하고 업무에 적용해 보는 날이에요.

매주 금요일에는 AI를 더 잘 쓰기 위한 사내 전문가들의 팁들이 세션 형태로 공유되기도 하고, 토스커뮤니티 안에서 AI를 잘 활용한 사례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돼요. 팀원들은 AI를 주제로 한 자유로운 소모임을 만들어 함께할 구성원을 모집해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AI Surf Day는 토스 팀원 누구나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을 넘어, 토스가 AI를 기반으로 일하는 회사가 되기 위한 문화적 장치로 자리잡았어요. 하루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다음 섹션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You can’t stop the waves, but you can learn to surf” by. Jon Kabat-Zinn

“파도를 멈출 수는 없지만, 서핑하는 방법은 배울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전체 컨셉은 여기서 착안했습니다. 언제 어떤 새로운 뉴스가 나올지 모르는, 예측 불가하고도 빠른 AI라는 파도를 막을 수는 없죠. 이에 직면하고 그 위에서 서핑하는 방법을 함께 배워보자는 토스팀의 방향성을 담아 AI Surf Day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구성 프로그램

AI Surf Day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할 분들을 위해, 고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드려요.

🏄🏻‍♀️ AI Surf Club

AI Surf Day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팀원들이 AI와 관련된 주제로 자유롭게 모임을 개설하고 참여할 수 있어요. 프로그램 시작과 동시에 약 200개에 달하는 클럽이 생성되며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상깊었던 모임 몇 가지와 모임을 열었던 클럽장 분들의 후기를 소개해 드릴게요.

사내 메신저에 올라오는 AI Surf Club 개설 알림 예시

🏄🏻 AI Surf Weekly

토스커뮤니티 내의 AI 활용 우수 사례와 레슨런, 최신 AI 관련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이에요.

AI Surf Day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올해 초, 저는 토스 구성원들의 AI 활용 사례들을 조사하고 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분들과 그들의 Output을 알게되었고, 유사한 니즈가 있는 서로 다른 조직의 팀원분들을 일종의 소개팅처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사례들이 있었죠.

이런 장면들을 목격하면서, 잘 쓰는 분과 잘 쓴 사례만 팀원분들께 소개해 드리면 좋은 케이스들이 알아서 파생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툴을 어떻게 써보라’라는 Skill 적인 팁 대신, 아이디어를 던져드리는 방식이죠. 그래서 AI Surf Day를 디자인할 때 이런 사례 공유 시간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너무 유익하고 좋은 사례들이 많이 공유되었고, 볼 때마다 “저런 걸 해냈다고?” 싶은 놀라운 케이스들이 대부분이었답니다.

🏄🏻‍♂️ AI Surf Evangelist

‘AI를 잘 쓰는 방법’은 조직과 직무에 따라 정의가 달라집니다. 조직이 AI를 잘 쓴다는 것은 팀원 개인이 AI 툴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가 아니라, 팀이 기존에 해왔던 업무의 Workflow를 AI를 기반으로 재설계 해보고 그 과정에서 도출되는 과제들을 잘 해결하는 것에 달려있죠.

그렇다면 그걸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현업에 있지 않을까, 해서 착안한 것이 바로 AI Surf Evangelist 제도입니다. AI 기술에 친숙하고 툴 사용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 아니라, 팀에 AI를 도입하고 전파하는 것에 누구보다 진심인 사람들을 모았어요. 유익한 것을 발견하면 참지 못하고 팀에 공유하는 사람, 동료가 AI를 사용하다 막히면 옆에 앉아서 함께 고민하는 사람. 그런 분들을 토스 전체 계열사 모든 팀을 대상으로 선발했더니 무려 142명의 에반젤리스트가 뽑혔습니다.

AI Surf Evangelist 발대식 현장

에반젤리스트를 선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모든 계열사, 모든 팀에서 적절한 사람을 선발할까?”를 계속 고민했는데요. 사실 저희가 공식적으로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지만, 이미 팀 내에서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었어요. 제가 에반젤리스트 제도를 기획하면서 “이런 분들이 뽑혀야 할텐데…”라고 수없이 머리 속으로 떠올렸던 바로 그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체 토스 팀원을 대상으로, 4월 첫 일주일 동안 본인의 조직에서 가장 AI Surf Evangelist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분을 짧은 추천사와 함께 공개 채널에 추천해달라고 했습니다. 아무도 추천하지 않을까봐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추천사가 쏟아졌어요. 억지로 역할을 부여하기보다 이미 기존에 잘하고 있던 분들을 인정해주자는 취지에 맞게, 추천받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에반젤리스트로 발탁되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에서 드린 특별 굿즈 후드집업

AI Surf Evangelist의 구체적인 미션은 아래와 같아요.

엄청난 미션을 부여해 드리기보다 지금까지 잘 해오셨던 역할을 더 잘하실 수 있도록 판을 깔아드리고 싶었습니다. 세 가지 중 오프라인 모임을 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인데, 이건 잘 진행하실 수 있도록 Culture 팀에서 워크숍 진행 템플릿과 퍼실리테이팅을 지원해 드리고 있어요. 덕분에 많은 팀에서 ‘우리 팀의 업무를 AI 기반으로 재설계 해본다면?’이라는 주제로 활발하게 워크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AI Workshop을 진행중인 토스플레이스의 Operations Team

번외: AI Surf Day with OpenAI

AI Surf Day에 꼭 고정 프로그램만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 주 시의성에 맞는 주제가 있으면 그 때 그 때 변주를 주기도 해요. 그 일환으로 지난 5월 15일에 OpenAI와의 콜라보데이를 진행했습니다.

1부는 OpenAI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핸즈온 세션으로 구성했습니다. Codex 중심의 개발 워크플로우를 다루는 개발자 대상 세션, ChatGPT Agent 기반 업무 자동화를 다루는 비개발자 대상 세션 두 가지를 진행했어요. 세션도 좋았지만 뒤에 이어진 Q&A 시간이 정말 활발해서 너무나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오후에는 2시간 30분 만에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미니 해커톤을 진행했습니다. Agentic Architect, Agentic Operator 두 가지 트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해 각 트랙 별 수상자를 뽑았죠.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결과물의 퀄리티가 너무 높아서 OpenAI팀도 함께 감탄했답니다.

해커톤 수상자들에게는 OpenAI에서 준비한 특별한 상품이 주어졌어요. 처음으로 외부와 함께한 AI Surf Day였는데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너무 높아서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변주를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토스팀의 서핑은 현재진행형

매일 AI 기술의 변화 양상이 달라지다보니, 이 파도가 언제 어떻게 끝날지 솔직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기존에 일하던 방식이 모두 사라지고 아예 새로운 국면을 빠른 시일 내에 맞이할 수도 있고, 상상하고 두려워했던 것보다 변화가 점진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토스 팀원들도 정답지를 갖고 나아가는 것은 아니고, 이것저것 실험하고 함께 고민하며 서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AI Surf Day는 우선 6월까지 진행됩니다. 이후에도 지속할지는 아직 논의중인데요, 사실 형식이 어떻게 되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AI Surf Day가 남긴 것은 특정 프로그램이 아니라, 따로 시간내어 해야했던 고민과 지식 습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Time Slot을 마련해 드린 것, 그리고 "이걸 해봤더니 이렇더라"를 망설이지 않고 꺼내놓는 분위기니까요. 세션에서 발표한 사례들이 다른 팀에 자연스럽게 퍼지고, 에반젤리스트들이 열었던 워크숍이 팀의 AI 업무 방식을 실제로 바꾸는 장면들을 보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프로그램이나 제도보다 문화와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AI 전환을 고민 중인 다른 조직들에게도 이 경험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해요. 토스팀은 아직 서핑 중이고 잘 타고 있다고 단언할 수도 없지만, 일단 파도 위에 올라섰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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